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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3월 20일 오전 09:45

제니류 2019. 3. 20. 09:47

눈이부시게 라는 드라마에 나오는 내용인데 너무 좋아서 복사붙여두기를 해두고 싶다.

대상과 그의 아내는 김혜자와 함께 시골로 내려가기로 했다. 그리고 김혜자의 치매는 점점 악화됐고, 이제는 며느리가 아닌 자신의 아들마저 알아보지 못하는 상태에 이르렀다. 이에 대상은 김혜자에게 "그냥 행복했던 시간만 기억하라"며 "언제가 제일 행복했냐"고 물었다.

김혜자는 "대단한 날은 아니고 나는 그냥 그런 날이 행복했다. 온 동네에 밥 짓는 냄새가 나면 나도 솥에 밥을 안쳐놓고 그때 막 아장아장 걷기 시작했던 우리 아들 손을 잡고 마당으로 나간다. 그럼 그때 저 멀리서부터 노을이 진다. 그때가 제일 행복했다"고 추억했다.

김혜자는 "내 삶은 때론 불행했고 때론 행복했다. 삶이 한낱 꿈에 불과하다지만 그럼에도 살아서 좋았다. 새벽에 쨍한 차가운 공기 꽃이 피기 전 부는 달큰한 바람 해질무렵 우러나는 노을의 냄새. 어느 하루 눈부시지 않은 날이 없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삶이 힘든 당신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당신이 모든 걸 매일 누릴 자격이 있다. 대단하지 않은 하루가 지나고 또 별거 아닌 하루가 온다 해도 인생은 살 가치가 있다. 후회만 가득한 과거와 불안하기만 한 미래 때문에 지금을 망치지 말라. 오늘을 살아가라. 눈이 부시게. 당신은 그럴 자격이 있다. 누군가의 엄마였고 누이였고 딸이었고 그리고 나였을 그대들에게"라고 전했다.